개발자처럼 장편소설 쓰는 법

세 가지 도구를 설치한다 (3/7)

세 가지 도구를 설치한다

지난 편에서 LLM과 Git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이번 편에서는 그 둘을 실제로 컴퓨터에 설치한다. 필요한 것은 셋이다. 원고를 쓰고 관리할 편집기 VSCode, 그 안에서 원고를 직접 읽고 쓰는 LLM 도구 Claude Code, 그리고 버전을 기록하고 백업할 GitHub Desktop이다. 셋 다 무료이거나 무료로 시작할 수 있다.

여기서는 각 도구가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를 먼저 살펴본다. 설치 자체는 공식 사이트에서 내려받아 안내를 따라가면 되는, 어렵지 않은 과정이다. 혹시 중간에 막혀도 괜찮다. 화면이 영어로 뜨거나 버튼이 어디 있는지 안 보이면, 그 화면을 그대로 캡처해 무료로 쓸 수 있는 claude.ai 같은 챗봇에 붙이고 "이 다음에 뭘 누르면 돼?"라고 물으면 된다. 우리가 사용하려는 그 조력자가, 정작 자기를 설치하는 일부터 거들어 줄 수 있다.

VSCode — 원고를 다룰 편집기

대부분은 글을 워드나 한글로 쓴다. 둘 다 훌륭한 워드프로세서지만, 우리가 하려는 일에는 맞지 않는다. 우리는 원고를 단순한 텍스트 파일로 두고, Git으로 버전을 남기고, LLM과 같은 화면에서 일해야 한다.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만족시키는 것이 개발자들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 주로 사용하는 편집기 VSCode다.

VSCode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무료로 배포한다. 원고를 텍스트 파일로 다루고, 버전 관리를 위한 Git 연동 기능이 기본으로 들어 있으며, 어느 줄이 언제 바뀌었는지 한눈에 보여 준다. 설치는 code.visualstudio.com에 접속해 자신의 운영체제(Windows 또는 macOS)에 맞는 설치 파일을 내려받아 실행하고, 안내를 따라가면 끝난다. 까다로운 설정은 없다. VSCode는 본래 개발자의 편집기라 한글이나 워드처럼 화려하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건 꾸밈이 아니라 글에 집중할 깨끗한 편집 화면이고, 한국어 맞춤법이나 표현을 다듬는 일은 곧 옆자리에 둘 LLM이 도와줄 것이다.

Claude Code — 파일을 직접 다루는 LLM

1편에서 말했듯, LLM이 설정집을 정리하고 모순을 찾아내려면 LLM이 내 원고 파일을 직접 읽고 쓸 수 있어야 한다. 웹브라우저를 이용한 채팅 화면에 원고를 복사해 붙여넣는 방식으로는 부족하다. 매번 많은 분량의 텍스트를 옮겨 붙이기도 번거롭고, 받은 답을 다시 파일로 정리하는 일까지 사람 몫으로 남기 때문이다.

그래서 VSCode 안에서 작동하는 LLM 도구를 더한다. 이 가이드에서는 Claude Code를 쓴다. VSCode의 확장 마켓플레이스에서 'Claude Code'를 검색하면 앤트로픽이 공식 배포하는 확장이 맨 위에 나온다. 그것을 설치하면 된다.

03-screen-01 ![Claude Code 확장을 검색·설치하고 대화 창을 여는 화면]

VSCode 왼쪽의 확장 아이콘을 열고(①), 검색창에 'claude code'를 입력한 뒤(②), 맨 위에 뜨는 앤트로픽(Anthropic) 공식 확장의 '설치'를 누른다(③). 설치가 끝나면 오른쪽 위의 Claude Code 아이콘(④)을 눌러 대화 창을 연다. 게시자에 파란 인증 배지와 식별자 'anthropic.claude-code'가 보이면 제대로 찾은 것이다.

설치한 뒤에는 화면을 좌우로 둘로 나눈다. 한쪽에는 지금 쓰는 원고를, 다른 한쪽에는 Claude Code의 대화 창을 띄워 둔다. 두 창을 나란히 놓고 글을 쓰다가, 옆 창에 "1화부터 3화까지 읽고 인물 설정을 정리해 줘"처럼 우리말로 지시하면, Claude가 폴더 속 원고를 직접 읽어 그 자리에서 설정집 파일을 만든다. 원고를 따로 복사해 붙이거나 파일을 일일이 여닫을 필요가 없다. 원고와 조력자(LLM)가 한 화면에 나란히 놓인 이 화면이, 앞으로 우리가 글을 쓸 책상이 된다.

AI가 내 파일을 직접 만진다는 말이 처음엔 꺼림칙할 수 있다. 하지만 LLM은 새 설정집만 만들 뿐 원고 원본은 읽기만 하도록 두면 되고, 무엇을 바꾸든 그 내용이 화면에 그대로 보여 마음에 들지 않으면 뒤에서 배울 Git으로 한마디에 되돌릴 수 있다. 통제권은 늘 작가에게 있다.

03-screen-02 ![왼쪽에 작품 폴더, 가운데에 원고, 오른쪽에 Claude Code를 띄운 VSCode 화면]

VSCode 한 화면에 작품 폴더(왼쪽)와 원고(가운데), 그리고 Claude Code 대화 창(오른쪽)이 나란히 놓인다. 이 한 화면이 앞으로 글을 쓸 자리다. (실제 작업 화면)

이 도구(Claude Code)를 쓰려면 계정이 필요하다. 공짜가 아니다. 음악 스트리밍이나 사진 편집 앱처럼, 다달이 얼마간의 사용료를 낸다. 가볍게 맛보는 무료 한도가 있기도 하지만, 매일 길게 작업하려면 유료 플랜이 현실적이다. 정확한 금액과 무료 범위는 자주 바뀌므로 공식 페이지(claude.com/pricing)에서 확인하자. 가벼운 플랜으로 시작했다가 사용량이 많아지면 상위 플랜으로 올리면 된다.

GitHub Desktop — Git을 직접 다루지 않는다

Git이 비개발자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건 대개 명령어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명령어를 한 줄도 외우지 않는다. Git을 부리는 방법은 두 가지로 충분하다.

첫째, 말로 시킨다. 이미 설치한 Claude Code에게 "지금까지 커밋해줘"라고 하면 현재 원고 상태가 하나의 버전으로 기록되고, "어제저녁 상태로 되돌려줘"라고 하면 그때로 돌아간다. 작가가 외울 것은 커밋과 되돌리기, 이 두 마디뿐이고 복잡한 절차는 LLM이 대신 처리한다.

둘째, 버튼으로 한다. 더 눈에 보이는 방식을 원한다면 GitHub Desktop을 설치한다. 무료 프로그램이고, 설치하면 Git이 함께 따라 들어오므로 — Git이 기본으로 없는 Windows에서도 — 따로 Git을 깔 필요가 사라진다. 커밋과 되돌리기를 'Commit' 버튼으로 누를 수 있고, 지금까지 찍어 둔 버전이 목록으로 한눈에 보인다.

기억할 개념은 둘뿐이다. 커밋, 곧 지금 상태를 하나의 버전으로 찍어 두는 것. 그리고 되돌리기, 곧 예전 버전으로 돌아가는 것. 브랜치니 병합이니 하는 말은 한참 뒤, 결말을 통째로 바꿔 실험해 보고 싶어질 때 다시 꺼내면 되고, 그것마저 LLM에게 맡길 수 있다.

원고를 인터넷에 백업하고 싶다면 GitHub 계정을 만들어 연결한다. 무료이고, 비공개로 두면 본인만 접근할 수 있다. 컴퓨터가 고장 나도 원고가 남는다. 외부 서버에 올리는 것이 꺼려진다면 백업은 미루고 컴퓨터 안에서만 시작해도 된다. 어느 쪽이든, 한 번 커밋해 둔 원고는 사라지지 않는다.

폴더 하나로 시작한다

설치가 끝나면 작품 폴더를 하나 만들고 VSCode로 폴더 단위로 연다. 폴더 이름은 작품 제목이면 된다. 이 폴더가 앞으로 원고와 설정집을 담는 공간이 된다. VSCode로 폴더를 여는 순간 Claude Code는 이곳을 작업 대상으로 인식하고, Git은 이 안의 변화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폴더 내부를 어떻게 나눌지, 원고와 설정집을 각각 어디에 둘지는 다음 편에서 정한다.

다음 편에서는

빈 폴더에 원고를 복사하고, LLM에게 첫 설정집을 만들게 한다. 워드나 한글로 써 둔 원고가 있다면, 그것을 가져오는 일부터 시작한다.


VSCode : 마이크로소프트가 무료로 배포하는 텍스트·코드 편집기(Visual Studio Code). 가볍고 확장성이 높으며 Git 연동 기능이 기본 내장되어 있어 개발자들이 가장 널리 쓴다.

Claude Code : 앤트로픽(Anthropic)의 LLM 클로드(Claude)가 VSCode 같은 작업 공간에서 파일을 직접 읽고 쓰며 일하도록 해 주는 도구. 챗봇 화면에 복사해 붙여넣는 방식과 달리, 폴더 속 원고를 직접 다룬다.

GitHub Desktop : Git을 명령어 없이 버튼으로 다루게 해 주는 무료 GUI 프로그램. 설치하면 Git이 함께 포함되어, 따로 Git을 깔지 않아도 저장·되돌리기·백업을 화면에서 할 수 있다.

GitHub : Git으로 관리하는 작업물을 인터넷에 저장·백업하고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 저장소를 비공개로 두면 본인만 접근할 수 있다.

커밋(commit) : 현재 원고 상태를 하나의 버전으로 기록하는 일. GitHub Desktop이나 Git의 'Commit' 버튼이 이 일을 한다. 글 파일을 그냥 저장(Ctrl+S)하는 것과는 다르며, 나중에 되돌릴 수 있는 시점을 하나 찍어 두는 것이다.